"돌파구는 기술"… SKC, 기술씨앗 뿌려 산업 지속가능성 높인다
"돌파구는 기술"… SKC, 기술씨앗 뿌려 산업 지속가능성 높인다[ESG 쇼케이스 2022] SKC '신소재 기술기반 오픈 플랫폼' '스타트업 플러스' 기반, 중소·벤처기업 성장세 ↑ 충남 천안에 위치한 SKC하이테크앤마케팅 천안공장 비상방지필름 생산라인에서 직원이 필름을 보고있다. /사진제공=SKC전기차, ESS(에너지저장장치) 및 기타 IT기기 산업에 쓰이는 전기박 등 2차전지 소재에서부터 자동차·화장품·가전제품 등에 쓰이는 단열제·윤활제 등 화학 소재, 광학·포장 및 여타 반도체 등 산업용 소재에 이르기까지 화학소재를 전문으로 다루는 SKC는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소재 기업으로 꼽힌다.1977년 폴리에스터 필름의 자체개발 및 양산, PO(프로필렌 옥사이드) 국내 최초 상업 생산, 과산화수소를 사용한 PO의 친환경 생산공정인 HPPO의 세계 최초 상업화 등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저전력 고성능 반도체용 글라스 기판을 세계 최초로 개발에 상업화를 준비하고 있다.지금이야 SKC는 국내외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 소재기업으로 꼽히지만 처음 폴리에스터 필름 개발에 나설 때만 해도 기술보유사들로부터 냉담한 반응을 받으며 설움을 받았던 적이 있다. 50년에 가까운 R&D(연구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SKC는 소재산업 벤처·스타트업 기업의 사업화를 지원하는 방법을 고민해왔다. SKC가 직접 수많은 기관을 만나 오픈플랫폼을 만드는 방안을 설명하고 동참을 권유했다. 그 결과가 2017년 9월 MOU(양해각서)를 통해 설립된 '신소재 기술기반 오픈 플랫폼'이다. SKC를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 한국딜로이트그룹, 기술보증기금, 법무법인 세종 등 17개 전문기관이 참여했다.'신소재 기술기반 오픈 플랫폼'(이하 오픈 플랫폼)은 국책과제와 연계한 사업화 지원과 수요기술과 기업간 매칭, 공학·기술 부문 전문 자문, 기술가치 평가 및 전문 컨설팅, 금융자문·지원 및 법률 자문 등 역할을 수행 중이다. SKC가 가장 잘 하는 방식으로 중소기업의 첨단 기술개발을 지원함으로써 산업 생태계 지속가능 경영역량 제고에 기여하겠다는 취지에서다.시작 초기만 해도 SKC 화학 사업 거점인 울산 지역의 벤처·스타트업 등의 참여가 주를 이뤘지만 2018년 전국 단위 공모전 'SKC 스타트업 플러스 공모전'을 통해 전국 각지의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이 오픈 플랫폼에 참가하는 경우가 대폭 늘었다. 참가기업의 업종도 IT기업 중심에서 소재업종으로 확장됐다. 처음 5개사를 선정했던 '스타트업 플러스 공모전'은 2019년 10곳, 2020년 16곳의 기업을 선정했다가 2021년부터는 다시 소수에 집중하자는 취지에서 5개사씩을 선정하게 됐다.SKC는 "당초 고기능·고부가 산업 소재 전 분야에서 선발기업을 모집했으나 올해부터는 모빌리티, 반도체, 친환경 등 SKC의 주요 사업과 관련이 있는 분야 기업으로 한정했다"며 "SKC가 잘 알고 기술력을 갖고 있는 분야에서 좀더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올해 선발된 기업 5개사에는 △차세대 5G(5세대 통신) 28㎓ 통신기판 소재기업 큐프럼머티리얼즈 △2차전지 차세대 음극재의 에너지 절감 생산기술을 보유한 킬링턴머티리얼즈 △폐플라스틱 해중합 기술로 고순도 재생원료를 제조하는 테라블록 △3D 낸드플래시용 비인산계 식각소재를 개발하는 켐알텍 등 4개사를 비롯해 △폐방화복 업사이클링 사업을 하는 119레오 등이 있다. 이 중 119레오는 올해 처음으로 예비 사회적기업으로서 선정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외에도 △캐슈넛 껍질에서 페놀 대체가 가능한 100% 친환경 물질 '카다놀' 추출 기술을 보유한 케미폴리오 △갈수록 미세화되는 회로연결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소재인 '자가조립형 이방성 도전접착소재' 개발기업 노피온 △해조류를 활용한 친환경 소재 개발·생산기업 마린이노베이션 등도 오픈플랫폼 및 스타트업 플러스를 거친 주요 기업들의 사례로 꼽힌다.이들 '스타트업 플러스' 선발기업을 포함해 현재까지 오픈 플랫폼에 참여한 기업의 수는 198개사에 이른다. 이들 기업의 평균 매출은 329억원에서 600억원으로 늘었고 구성원 수도 평균 360명에서 680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소 및 벤처·스타트업 기업의 안정적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음이 증명된 셈이다.이외에도 SKC는 △협력사 역량 강화 지원과 △녹색구매방침 및 친환경 제품 구매 △협력사 ESG 리스크 관리 △협력사 선정시 협력사의 사회적가치 활동을 지표화한 후 평가항목에 반영하는 등 '사회적가치를 반영한 공급망 체계 구축' 등 활동을 통해 공급망 안정성 제고에도 나서고 있다.한편 SKC는 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국내 산업생태계 지속가능 경영역량 제고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머니투데이가 주최하고 한국거래소·금융투자협회·중소기업중앙회 등이 후원하는 'ESG 쇼케이스 2022'에 참가해 SKC가 주력해 왔던 중소기업 등 산업생태계 지속가능 경영역량 제고를 위해 기울여왔던 노력들을 소개한다.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71015310163967
2022-07-11
사업구조 환골탈태… 2차전지 핵심소재 ‘동박’으로 ‘대박’ [K브랜드 리포트]
세계일보 ('21.07.07)https://www.segye.com/newsView/20210706513346https://www.segye.com/newsView/20210706513347사업구조 환골탈태… 2차전지 핵심소재 ‘동박’으로 ‘대박’ [K브랜드 리포트](27) SKC의 새로운 도전비디오테이프 생산·화학 사업 이어 친환경 모빌리티 신성장 동력 삼아머리카락보다 얇은 두께의 ‘전지박’, 세계최장 길이로 양산 기술력 확보배터리 무게 줄이고 용량 대폭 늘려.. 스마트폰·전기차·드론 경량화 견인 SKC 하면 아직도 ‘비디오 테이프’를 먼저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과거 SKC는 국내 최초로 폴리에스터(PET) 필름을 개발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비디오 테이프 제조 사업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이 회사가 생산한 비디오 테이프는 1억개가 넘었고, 필름 길이를 모두 합치면 지구를 약 3000번 돌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며 미디어 환경이 급변해 비디오 테이프 사업이 쇠퇴했다. 결국 SKC는 2005년 미디어 사업에서 완전 철수했다. 이후 SKC는 디스플레이용 PET 필름 중심의 필름 사업, 프로필렌옥사이드(PO) 및 프로필렌글리콜(PG)을 생산하는 화학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PO는 SKC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었기에 화학 사업은 SKC의 주력으로 바로 자리 잡았다. 2010년대 중반 SKC의 영업이익 중 화학 사업 비중은 70~80%에 달할 정도였다. 미디어 사업 철수 이후 두 번째 위기는 2014년에 찾아왔다. 이때 국내 정유사들이 PO 사업에 진출했다. 두 번째 위기를 맞은 SKC는 완전한 환골탈태를 선택한다. 기존 사업 구조의 틀을 깨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SKC는 치열한 내부 논의 끝에 친환경 모빌리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2차전지를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했다. 또 이 분야에서 SKC가 잘 할 수 있는 소재가 무엇인지 리스트업을 하고 아이템을 하나하나 분석했다. 그 결과 SKC가 미래성장 아이템으로 선택한 게 ‘전지박’이다.전지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 기술로 얇게 만든 막이다. 2차전지 음극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로 전지박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오랫동안 필름사업을 해온 SKC 입장에선 극박 제조기술, 표면 관리 기술 등의 면에서 전지박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KCFT 인수는 이러한 과정의 정점을 찍은 결정이었다. 일반적으로 2차전지용 동박의 롤(Roll) 제품은 수십㎞로 되어 있다. 이를 만들려면 2~3일 동안 찢어지지 않게 제조해야 한다. 쉽게 찢어지는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단위의 전지박을 며칠 동안 찢어지지 않게 만드는 건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사람의 머리카락 두께가 약 120㎛다. 또 긴 전지박을 넓게 생산하려면 찢김, 주름과 같은 불량이 발생하기 쉽다. KCFT는 이런 불량을 제어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이를 증명하듯 KCFT는 2019년 세계 최초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4㎛ 두께의 전지박을 1.4m의 광폭으로 세계 최장인 30㎞ 길이로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KCFT는 그 전에도 줄곧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선보여 왔다. 2013년에 6㎛ 두께의 배터리용 동박을 세계 최초로, 2017년에는 5㎛를 역시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동박은 얇으면 얇을수록 이차전지의 경량화, 고용량화에 기여한다. 두께 감소만큼 무게가 줄어들고, 단위 체적당 에너지 밀도를 높여 전지의 고용량화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얇은 동박을 적용하면 스마트폰, 노트북 등 일상생활 속 다양한 정보기술(IT) 기기를 보다 가볍고 오래 사용할 수 있으며, 특히 드론용으로 유리하다. 드론용 이차전지는 하늘에 떠야 하는 특성상 가벼운 소재와 사용시간 증대가 강하게 요구된다. 최근에는 전기 자동차용 전지에도 얇은 동박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배터리 무게를 줄이고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SKC는 KCFT의 이 같은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 여기에 SKC가 가지고 있는 공정 운영 노하우, SK그룹 최초로 해외에 진출한 SKC의 글로벌 확장 경험과 노하우를 더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2020년 1월 100% 지분을 확보하며 인수를 마무리했고, ‘SK넥실리스’라는 사명과 함께 새 출발을 알렸다.‘넥실리스’(nexilis)는 연결이라는 뜻의 라틴어다. ‘압도적 기술력으로 미래 사회(next society)의 모빌리티를 연결하겠다’는 포부를 담은 회사 이름이다. 동박은 두께뿐 아니라 길이와 넓이도 중요하다. 우선 고객사 입장에선 길이가 긴 제품을 공급받는 편이 유리하다. 제품이 길면 길수록 그만큼 롤을 덜 교체하게 돼 롤 교체로 인한 로스를 절약할 수 있어 생산성이 올라간다. 제품이 넓어도 같은 시간에 생산할 수 있는 양이 증가하기 때문에 고객사의 생산성이 올라간다. SK넥실리스는 2020년 10월 한국기록원으로부터 ‘가장 길고 폭이 넓으며 얇은 동박 제조’로 최고기록 공식 인증을 받았다. 두께 4.5㎛, 폭 1.33m의 동박을 3박4일 동안 56.5㎞ 길이로 생산한 성과다. SK넥실리스의 미래 전망도 ‘맑음’이다. 국내에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 3곳이 있어서 더욱 그렇다.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리튬이온 2차전지 시장 점유율은 현재 35% 이상이며,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NE리서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2025년까지 연평균 38%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6일 SKC 관계자는 “SK넥실리스는 지속적으로 고부가 제품을 개발하고 공정을 혁신해 고객사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배터리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2025년 생산량 25만t으로… ‘글로벌 No.1’ 부푼 꿈 [K브랜드 리포트]동박 제조시설 늘리는 SKC정읍 6공장 증설 돌입… 상업가동 박차말레이시아에 첫 해외공장 구축 착수폴란드선 2024년 완공 목표 투자협의 이완재 SKC 사장과 SK넥실리스 경영진이 지난 3월 22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KKIP공단에서 열린 부지 임대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석한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의 연설을 듣고 있다. SKC 제공 SKC는 올해 4만3000t인 동박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최대 25만t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단일 회사에서 생산하는 동박 규모로는 세계 최대 수준이다.6일 SKC에 따르면 이 회사의 동박제조 투자사 SK넥실리스는 20년이 넘는 동박제조 노하우를 녹여 전북 정읍에서 최첨단 제조시설을 갖춘 4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4공장은 기존 시설보다 동박을 더 길게 생산하는 등 생산성을 대폭 높인 시설이다.또한 SK넥실리스는 지난해 3월과 6월 5공장과 6공장 증설 투자 결정을 내리고 생산능력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이어 급증한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SK넥실리스는 당초 내년 초였던 5공장 상업가동을 지난달로 앞당겼고, 건설 중인 6공장 역시 상업가동을 최대한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5공장과 6공장의 동박 생산능력은 각각 9000t이며, 5공장까지 상업가동에 들어간 현재 SK넥실리스는 총 4만3000t의 캐파(생산능력)를 갖췄다.SKC는 해외에서도 동박 캐파를 늘린다. SKC는 지난 1월 말레이시아 사바주 코타키나발루에 해외 첫 생산거점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곳엔 스마트팩토리 수준의 세계 최고 전지박 생산시설이 구축된다. 연산 5만t 규모이며 2023년 가동이 목표다. 동박 5만t은 배터리팩 사이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전기차 150만~200만대에 쓰이는 규모다.이어 지난 5월에는 유럽에 5만t 규모의 생산거점을 구축하기로 결정했으며, 현재 우선 검토 대상 국가인 폴란드 정부와 투자 조건 등을 협의하고 있다. 폴란드는 고객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다. 주요 글로벌 2차전지 제조사 4곳이 폴란드 혹은 인접 국가에 있다. 확보 가능한 부지도 말레이시아 공장 부지보다 넓은 곳이 많아 확장성도 좋다. SK넥실리스는 투자 지역을 확정하면 바로 설계, 인허가 등 사전 준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올해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렇게 되면 SKC 동박 사업 생산능력은 총 15만2000t이 된다이밖에 SKC는 미국 투자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인 20만t 이상, 최대 25만t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SKC 관계자는 “배터리용 동박제조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SK넥실리스는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세계 최대인 20만t 이상으로 확대해 기술력과 생산능력 양쪽에서 글로벌 ‘넘버원’(No.1)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SKC는 이렇게 규모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세계 최대 규모를 이뤄가는 ‘방식’이라고 강조한다. 동박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2차전지 소재인데, 제조과정에서 전력이 많이 사용된다. SKC는 전지박 소재가 가진 친환경, 미래지향적인 면을 고려할 때 동박 제조과정에도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SKC 동박 사업은 말레이시아 공장과 유럽 공장에서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RE100’을 완전 이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부지 선정조건 중 하나로 RE100 이행 가능성도 중요하게 검토했다. SKC는 향후 진행할 추가 동박 사업 투자도 모두 RE100 이행을 전제 조건으로 삼아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나기천 기자
2021-07-19
생존 키워드 된 ESG…실적 좋은 '착한 기업'에 투자하세요
한국경제 ('20.12.20)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0110117381생존 키워드 된 ESG…실적 좋은 '착한 기업'에 투자하세요
연기금 등 '큰손'…ESG 투자 확대'ESG 대표' 삼성물산지배구조 개편 예상신재생에너지도 강화SK, 첫 'RE100' 선언SKC, 친환경사업 확대과거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하나의 트렌드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는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그린뉴딜이 도입되고 주주행동주의가 강해지면서 사회적책임투자(SRI)가 요구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주요 대기업이 ESG 경영을 선언하고, 국민연금 등 기관들도 ESG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주력 사업을 잘 키우면서 사회적 책임까지 다하는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글로벌 ESG 40조달러 돌파20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글로벌 ESG 투자자금은 지난 2분기 말 40조5000억달러(약 4경4530조원)를 돌파했다. 이 가운데 ESG 기업에만 투자하는 ESG 상장지수펀드(ETF) 규모는 880억달러까지 커졌다. 6개월 만에 작년 580억달러(ETF 기준)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연기금, 운용사 등 큰손들이 ‘네거티브 스크리닝’ 방식으로 투자를 집행하면서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네거티브 스크리닝이란 ESG 관점에서 부정적인 기업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는 방식이다. ESG에 역행하면 투자금 유치도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7조달러(약 7690조원)를 굴리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운용 기조는 이런 분위기를 나타내준다. 블랙록은 총매출의 25% 이상을 석탄화력 생산·제조에서 벌어들이는 기업을 올해 주식·채권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했다. 이와 함께 이사회에 여성이 2명 미만인 기업도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달 국민연금도 2022년까지 전체 자산의 50%를 ESG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ESG가 D등급인 종목은 내년부터 벤치마크 대비 비중을 초과해 편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한국 증시에서도 ESG 역량이 탁월한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과 SK그룹 관련주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두 기업은 실적도 성장세면서 ESG 경영까지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삼성물산·SK 주목삼성물산은 지난 10월 석탄 관련 신규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진행 중인 사업도 단계적으로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고 ESG의 3대 요소인 지배구조도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기업가치 제고와 배당 확대가 예상된다”며 “소액주주도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SK는 한국 기업 최초로 ‘RE100’(2050년까지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을 공식화했다. 계열사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SKC는 지난 14일 울산에 국내 최대 규모 친환경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폐플라스틱을 분해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하나금융투자는 주주가치(배당)가 우수한 기업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한온시스템, 현대모비스, SK, 두산밥캣 등을 꼽았다. 성장과 ESG를 동시에 잡은 기업도 있다. 매출이 증가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한 기업으로 신세계, LG전자, 오리온, 매일유업, 호텔신라, SK, 한온시스템 등이 거론된다.ESG 펀드도 높은 성과펀드를 통해 ESG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ESG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SRI펀드에 들어오는 자금도 많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SRI펀드에 3100억원이 순유입됐다. 국내 SRI펀드의 평균 수익률도 연초 이후 20.78%를 기록했다. 이는 다른 테마펀드인 가치주(수익률 14%) 공모주펀드(8.94%) 금펀드(22.83%) 등보다 높은 수준이다.마이다스책임투자펀드는 올해 43% 이익을 거두고 있다. 삼성착한책임투자펀드는 올해 30.1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ESG 펀드로는 뱅가드ESG인터내셔널스탁ETF, 아이셰어즈ESG어웨어MSCI USA ETF 등이 있다. 뱅가드ESG인터내셔널스탁ETF는 10월 초 대비 16.9% 올랐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SRI펀드에 대한 전망이 밝아지면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2021-01-14
[CEO] SK picglobal, 친환경 PO로 기초원료 글로벌 메이커 되겠다
매일경제('20. 5. 4)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0/05/453867/[CEO] SK picglobal, 친환경 PO로 기초원료 글로벌 메이커 되겠다-원기돈 SK picglobal 대표-車·화장품·의약품 기초원료 PO세계 첫 친환경 공법 상용화쿠웨이트와 합작 年 100만t 목표유공시절부터 30년간 엔지니어PO산업 한우물 판 국내 산증인까다로운 獨·日 기업 사로잡아2004년, 독일의 대형 석유화학 기업 에보닉의 고위 임원들이 SKC 울산공장을 방문했다. 에보닉은 자동차 내장재를 비롯해 화장품, 의약품의 기초원료인 `프로필렌옥사이드(PO)`를 친환경 HPPO 공법으로 만들 수 있는 파일럿 설비를 확보한 뒤 이를 상용화할 수 있는 화학기업을 찾고 있었다. 10년이 넘는 연구개발(R&D) 끝에 이뤄낸 성과였던 만큼 파트너사 찾기에 온 힘을 기울였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화학기업들을 찾아다녔지만 확신이 서지 않았다.SKC는 에보닉이 방문한 70번째 기업이었다. 원기돈 SK picglobal 대표는 당시 SKC 울산공장의 기술팀장을 맡고 있었다. SKC 울산공장을 둘러본 에보닉 임원진은 SKC에 "함께 추진해보자"고 이야기했다. 에보닉이 SKC를 택한 이유는 세 가지였다. "한국인은 추진력이 강하다. SKC 울산 공장의 기술 수준이 상당하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차범근 선수를 좋아한다." 원 대표를 중심으로 한 SKC 엔지니어들이 곧바로 타당성 검토를 시작했다. PO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량이 늘어나는 기초원료였지만 전 세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장들은 제조 과정에서 `염소`를 사용해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PO 생산 공법을 찾아야만 했다. SKC도 미래 시장 대비를 위해 친환경 PO 생산을 위한 R&D를 시작했던 시기였다. 에보닉의 설비를 점검한 SKC 엔지니어들의 결론은 "해볼 만하다"였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 2000억원이라는 예산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성공이 담보된다면 2000억원은 큰돈이 아닙니다.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어요. 그래도 친환경 공법은 화학기업이 반드시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패하면 내가 그만두면 된다는 생각으로 경영진을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실패했다면 사표를 쓰려고 했어요." 1991년 국내 기업 최초로 PO 상업생산을 시작한 뒤 세계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SK picglobal의 원 대표는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C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SKC 화학사업부문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시기를 이렇게 회고했다. SKC 화학사업부문은 2008년 1월 연산 10만t 규모의 PO를 친환경 공법으로 생산하는 설비 가동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론상 36개월이 필요한 공장 건설을 24개월 만에 끝마쳤다. 이후 10년 넘게 친환경 PO 생산 공장은 가동률이 100%를 넘을 정도로 쉬지 않고 가동되고 있다. 현재 PO 생산량은 연산 31만t에 달한다. 친환경 PO 상용화 이후 SKC 화학사업부문의 위상은 상당히 높아졌다. 친환경 PO 공법을 원하는 전 세계 10여 개 기업이 SKC를 찾았다. 친환경 PO 공법을 도입하려는 미국의 대형 석유화학 기업에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글로벌 컨설팅 업체가 "SKC와 파트너십을 맺으라"고 조언했다는 이야기는 업계에 전설처럼 떠돌아다니고 있다. 지난해 8월 SKC는 친환경 PO 공법의 생산량 증설과 사업 확장을 위해 화학사업부문을 분사해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KPC의 자회사인 PIC와 함께 합작사 SK picglobal을 설립했다. 양사가 산정한 합작사의 가치는 11억9500만달러, 우리 돈으로 1조4500억원에 달한다. SK picglobal의 첫 대표는 세계 최초 친환경 PO 공법 상용화에 성공했던 원 대표가 맡았다. "산유국인 쿠웨이트는 장기적으로 석유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화학 산업 진출을 추구하고 있었습니다. 쿠웨이트는 SKC가 갖고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PO 다운스트림 운영과 기술력은 물론이고, 나아가 사회적 가치(SV)의 지속가능성 추구, 인공지능(AI)과 같은 디지털 기반의 제조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PIC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진행하는 다수의 글로벌 프로젝트에서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만큼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원 대표는 1987년 SKC 화학사업부문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했다. 이후 SKC 울산공장 생산지원팀장과 기술팀장을 거쳐 2005년 친환경PO공법추진실장을 맡았다. 유공이 울산에 PO 공장을 만들 때부터 참여해 친환경 PO 공법까지 이뤄내면서 `국내 PO 산업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SKC 재직 당시 원 대표는 `에너지 절감` 전도사로 불렸다. 공장장 재직 시절 빈 깡통을 모아 배관 위에 덮어 강우로 발생하는 열 손실마저도 줄여 연간 200만원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친환경 PO 공법도 역시 원 대표의 눈을 피해갈 수 없었다. 원 대표는 "설비를 가동하면서 인근 산에 올라 공장을 내려다보니 아지랑이가 피어나는 게 보였다"며 "열이 대기 중으로 새어나가고 있다는 증거인 만큼 `아지랑이 제로`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곧바로 60억원을 투자해 공장에서 발생한 뒤 버려지는 뜨거운 물을 열원으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시작했고 이는 기존 설계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60% 줄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비용으로 따지면 약 100억원을 절감했다. 원 대표는 SK picglobal의 추가적인 성장을 이뤄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먼저 글로벌 진출을 통한 PO 100만t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메이저 PO 회사로 도약해 나가겠다는 것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사회적 창출 기반의 신규 사업 도전이다. 원 대표는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기업 연대인 `AEPW`에 2019년 7월부터 국내 유일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며 "SKC는 참여 기업과 협력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하고 자원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신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기 위한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마지막으로 AI와 디지털 전환 등 신기술 도입으로 원가, 품질, 물류 등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공장 운영 능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도 높인다는 전략이다. [원호섭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2020-05-06